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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한없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올리네요. 지난 2월에 남편과의 이혼고민과 넋두리 글을 올렸었어요.
2년여간의 다이어트를 통해 20kg 가까이 빼고 난 후,
친한 친구가 보인 질투심과 배려없는 행동.
사람들을 같이 만날 때마다 "얘 살 20 kg 뺀 거 알아? 대단하지 않냐? 독한 년이야, 독한 년"이라며, 나를 무척 난감하게 만들었던 친구 A.
만날 때마다 살 뺀 걸 부러워하며 질투섞인 말들을 툭툭 내 뱉고, 친구남편 장례식에서조차 사람들앞에서 이런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었던 친구 A.. 결국 내가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의절했어요.
이 친구랑 의절한 이유를 알고 있었음에도, 제 남편은 A의 생일 알림을 받고, "생일 축하한다, 맛있는 거 많이 먹어라" 라는 카톡을 보냈었고, 코스트코에 혼자 장 보러 갈 때, 코스트코 멤버쉽이 없는 A 에게 연락해, "뭐 필요한 거 없냐, 사다주겠다" 라는 문자도 보냈었죠.
무슨 사이길래 장까지 봐주냐, 둘이 바람난 게 틀림없다. 그 친구 남편은 이 사실을 알고 있냐.남들 앞에서 와이프 망신 준 A한테 가서 욕은 못해줄 망정, "생일 축하한다, 장 봐준다" 라며 연락했다는 게, 미친 거 아니냐. 당장 이혼해라. 등등의 댓글들..
조회수가 9만이 되어가고, 댓글수가 많아지니깐 너무 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원글은 이틀 뒤에 삭제했어요.
첫째가 올해 고3이라서 그냥 그냥저냥 살다가, 대학시험이 끝나서 (여긴 외국입니다) 조만간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말하려고 합니다.
의절한 친구 사건 이외에, 이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일들이 몇 가지 있어요.
남편은... 아이들 사랑이 참 대단한 사람이에요. 정말 이런 아빠가 존재하나.. 싶을 정도로 애들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저도 우리 애들한테 항상 "너희 아빠 같은 사람 정말 없다, 아빠한테 잘해라" 라고 수시로 말해주구요. 그런데, 남편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만큼 저를 존중해주지도 아껴주지도 않네요.
남편이 박사학위를 받아 졸업식을 해야하는데, 학,석,박사 다 모여서 졸업식을 하는 관계로, 4명의 가족만 졸업식에 초대할 수 있다고 이메일을 받았어요. 그런데 남편은, 우리 아이들2, 시어머니, 장인어른 이렇게 4명을 초대하겠다고 했고, 그 말은 저에게 엄청난 충격과 상처를 남겼습니다.
얼마전엔 친정부모님이 제 생일이라고, 500불을 보내주셔서, 남편한테 그 돈을 현금으로 달라고 했더니, (남편이 관리하는 예전 은행계좌에 돈을 보내주셨어요.) 그 돈을 다 가져다 쓸 거냐며 물어보더군요. 애들 사립학비 낼 돈에 보태야 한다구요. 나중에 저녁때가 되자, "그래. 네가 받은 돈이니 네가 쓰는 게 맞겠지" 하면서 현금인출해서 주더라구요. 그래도 저는 이미 마음이 상해있었구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시어머니 생신이라고 1000불을 보내겠답니다. 아.... 시어머니 생신이라서 돈은 보내야겠는데, 와이프 생일이라고 받은 돈은 학비에 보태라고 한 게 눈치가 보여서 나한테 현금인출을 해 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생일날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외식도 싫다, 케잌도 싫다 했는데, 케잌을 사 왔더라구요. 그냥 이번 생일은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고 했는데, 왜 사 왔냐고 물어보니...남편의 대답은 "애들때문에 하는거지 뭐.. . 애들 케잌 초 끄게 해 줘야지" ..내 생일날조차도 남편은 아이들이 우선이네요. 그냥 지나가는 말이라도 "네가 하기 싫다고 해도, 그래도 네 생일인데 케잌 축하도 안 하면 좀 그렇잖아" 라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요새는 본인이 갱년기라서 감정기복이 심하답니다. 그런데 잔뜩 안 좋은 표정으로 제 옆에 앉아있다가도, 애들이 방에서 나오면, 얼굴에 웃음꽃이 피면서 엄청 다정하게 대해요. 그리고 애들이 방에 들어가면 다시 안 좋은 표정으로 바뀌구요.갱년기라 감정조절이 잘 안 된다면서, 어째 애들 앞에서는 그렇게 다정스럽게 구냐고 했더니, 감정이 바뀌는 건 상대방에 따라 바뀌거나 상황에 따라 바뀐답니다.
본인의 잘못 혹은 말실수로 인해 내가 상처를 받아 입을 닫아도,....이 사람은 미안하다는 말도, 화해하려는 행동도 없네요. 저랑 똑같이 입 닫고 살아요. 며칠이 흐르고 제가 지쳐서 그냥 마음을 풀고 대화를 시작하면, 그 때서야 남편도 대화를 시작합니다.
내 생일날로 마음 다친 뒤로 전 입을 닫았고, 지금도 우리는 냉전중입니다.
남편은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본인의 행동의 잘잘못을 고민해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이 글을 남편이 보면 “혼자 결정하고 판단하고 이런 글 올리고 이혼하겠다고?” 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저는 정말 되묻고 싶어요. 상처받아서 입 다물고 지낸 지난 시간동안 내가 이렇게 결정을 내리기까지, 당신은 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었냐고...
애들한테만 끔찍한 남편,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 남편, 내 존재가 별로 중요치 않는 남편에겐 정말 이젠 제가 없어도 될 것 같아요. 놔 주려고 합니다. 남편없이 혼자 자립해야 한다는 사실이, 이혼으로 인해 바뀌는 모든 생활환경이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밤에 잠도 못 자고 끙끙 앓지만...이젠 정말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편이랑 이혼 이야기 꺼내면서 이 글과 댓글들 보여주려고 합니다.
이렇게 익명으로나마 글을 남기니, 마음이 좀 정리가 되네요. 제가 잘 해낼 수 있겠죠? 이번 새출발로 제 남은 인생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새출발 준비중이신 모든 주부님들도 용기 내시고, 앞으로 님들께도 행복만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추가글..............
많은 응원댓글 정말 감사드려요~
부부간의 갈등은 어느 한 쪽의 문제만은 아니잖아요.
저도 남편에게 백점짜리 와이프 아니었습니다.
저한테 서운했던, 상처받았던 일들도 많았을 거에요.
다만, 남편과 제가 달랐던 점은,
제가 실수해서 남편을 화나게 했던 경우에는 어떻게든 풀어주려고 노력했다는 거에요.
아이들한테도 항상 말해왔습니다. 엄마는 너희를 정말 사랑하지만 엄마한테는 아빠가 1순위라고. 그게 당연한 거라고..
내가 남편으로 인해 마음을 다쳐서 대화없이 지내도,
남편은 제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풀어주려는 노력없이,
저랑 똑같이 침묵하고 제가 알아서 화 풀고 다가와주길 기다렸어요.
이런 남편의 행동이 제일 이해가 안 가고 아주 힘들었습니다.
마지막 바램이 있다면, 아이들도 있으니 서로 바닥까지 보이지 말고 원만하게 이혼했으면 좋겠어요.
둘째가 딸인데... 이제 엄마의 손길이 점점 더 필요한 나이라, 저와 같이 살았으면 하는데 아이가 어떤 선택을 내려줄 지 무척 걱정이 됩니다.
댓글을 통해 많이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화목한 가정안에서 행복충만하시길 진심으로 바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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