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판 레전드] 며느리가 책임져야 할 시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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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레전드] 며느리가 책임져야 할 시누이

베나님 2021. 1. 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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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애 후 결혼 한지 6년 차 입니다.
시누이와 알고 지낸 것도 연애 때 부터 10년차입니다.
연애할 때 남편은 가족 소개하는 걸 조심스러워 했어요. 시누이 때문이죠. 카메라 사진을 먼저 보여주며 제 반응을 살피던 날이 아직도 기억나요. 거식증 환자처럼 마른 몸, 틀어진 치아, 매부리 코, 듬성듬성한 머리숱, 잘못된 보톡스 시술로 튀어나온 턱 끝... 사실 처음 길에서 만났다면 눈에 띄일 외모지만 저는 그 전에 이야기 들은 것 보다는 훨씬 나아서 괜찮아 보였고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몇달 후에 시댁부모님과 시누이 다 같이 만났죠. 그렇게 연애하며 저와 시누이가 만나는 날이 많아지고 저랑 같이 외출도하고 결혼식에서 사람들 만나는 일이 신경쓰이셨는지 치아 교정도 대학병원에서 2천만원 가까이 쓰셨고 보톡스 시술, 점빼기, 머리는 일주일에 한번씩 테라피 받고 코도 교정해서 결혼 전 2년만에 정말 많이 나아졌습니다. 돈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는 어느정도 끝났는데 문제는 살이였습니다. 처음에 어머니는 "지방이 안 붙는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옹니라서 잘 못 씹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밥 먹는 양을 보니 반공기 정도 먹고 40분이상을 조곤조곤 씹으며 반찬도 콩이며 파까지 하나하나 걸러서 먹더라고요. 나중에 희귀병과 옹니는 과장된 핑계라는 걸 알았고 저는 무슨 구원심리가 발동했는지 언니 앞에서 먹는 모습 계속 보여주고 심지어 뺏어 먹으며 경쟁심리도 유발하고 "이 정도는 사람들이 먹는다. 이런 방법으로 먹으면 속도가 좀 날 것 같다."코치해주고 제 지인 만나는 자리에도 데려가서 식사도 같이하며 세상을 아기 가르치듯 가르치니 살이 좀 붙어서 해골 같은 모습도 어느정도 탈피했습니다.

이제 외향적인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언니가 뭐라도하며 인생을 살아가길 바랬어요. 그런데 집에만 계속 있습니다. 물론 나가긴하는데 돈 쓰러만 나가요. 집 꾸미는 인테리어 용품은 항상 사고 부모님이 집에 있으면 뭐하냐 취미 생활이라도 하라고 그랬더니 그림 그릴 때 도구를 미대생 수준으로 풀세트 구매합니다. 네일아트를 하고싶으면 손톱 다듬는 도구, 스티커, 젤, 뭐 정확한 이름도 모르겠는데 다 삽니다.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핸드드립 주전자 원두가는거 커피 담는 통 등등 원두까지 정말 다 삽니다. 태어나서 돈 한번 못 벌어본 사람이 돈은 왜 그렇게 쓰고 또 뭐라도 사서 하려는 모습에 부모님은 아무말도 못 하시는게 너무 속이탑니다. 그래서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방청 알바도 주말에 같이 참여해서 한 사람당 7천원정도 받았고 언니 방송국도 구경시켜주고 저랑 남편 돈까지 다 주면서 강의만 들어도 돈을 받는다며 재미를 느끼게 해주려 했죠. 그런데 그게 돈을 번 처음이자 마지막이였고 돈벌 생각을 조금도 안 합니다. 비누 만드는 걸 문화센터에서 배워오길래 "너무 잘 만든다. 예쁘다. 언니가 이걸로 만들면 인터넷에 팔아주겠다"니까 웃기만해요...

이쯤에서 어차피 시댁이 그정도 경제적 뒷받침은 가능하고 시누이인데 왜 이렇게 신경쓰고 스트레스냐고 하실 수 있는데 시부모님은 가끔 시누이는 저희가 책임져야 한다고 이야기 하세요. 시부모님도 돌아가시면 혼자 남아서 아무것도 못하는 시누이가 신경쓰이시겠죠. 저도 결혼하면서 예상은 했지만 현실에서는 시어머니가 김치찌개 끓이는거 한개만 연습 시켜서 겨우 끓이는 정도고 뭐 한다고 시작하면 다 사놓고 흐지부지 끝나서 창고랑 방에 물건은 쌓여있고 그런데 시부모님은 잘한다 칭찬만 하시고.. 그래서인지 뭐라도 조금이라도 시키거나 심기를 거스르면 짜증내고 말대꾸하고 방문 잠그고.. 또 가서 달래시고... 지켜보다가 나중에 저런 시누이 경제적 뒷바라지에 심지어는 같이 살수도있다는 제 미래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합니다. 시어머니가 밥상 차리는거 거들정도로 훈련을 조금 시키셨는데 숟가락 젓가락 놓는 위치, 국그릇 놓는 위치도 몇년간 맘대로 놓는데 그냥 놔두셔서 최근에 제가 바로 잡아줬습니다...

추가로 시댁에서 가입한 시부모님, 남편 사망보험이나 변액보험 수령인은 모두 시누이 이름으로 되어있는 걸 우연히 알게되었습니다. 남편은 저희가 필요하다고하면 경제적으로 도와주시고 결혼 전에 해놓은 거니 그건 신경쓰지 말라고해서 넘어가긴 했지만 시어머니는 결혼자금 주실 때도 누나 적금에서 준거다. 누나한테 빌린거다 이러면서 주십니다.

평소 시부모님 행동은 시누이 얼굴만 봐도 속이 뒤집어 지시는지 시아버지는 아예 눈도 안마주치고 말도 안 섞는데 시누이는 애정결핍처럼 시아버지한테 오늘 강아지가 어땠다. 국 드실꺼냐. 식사하시라. 한마디씩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습니다. 어머니는 신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밥 반찬 다 해놓고 나가시고 비빔밥이라도 먹을라치면 다 비벼주고, 생선 다 발라주고.. 그 모습에 시누이는 또 자기 어린애로 본다고 반항하고.. 하...

태어날 때 부터 외모가 남달라 평생 왕따로 살아 친구한명 없고 저는 다 받아주니 이야기도 잘 하고 제 말에 순응하는 편이지만 인간관계의 미묘한 눈치가 없고 더 큰 문제는 모든 걸 다 아는 척 하다보니 대화가 뚝뚝 끊깁니다. 먹어 보고, 그 장소에 가본 것 처럼, 경험했던 일 처럼 이야기해요. 그런데 말은 진짜 많아요. 본인 몸 상태, 예능 본거, 그저그런 뉴스 내용.. 안 궁금한데 계속 말해요. 그리고 저랑 했던 이야기 하나도 안 빼고 다 시어머니께 전달하고요... 가끔 이야기 전달하는 것 때문에 오해 생길 뻔 해서 저는 말을 최대한 아끼게 되었고요.

최대한 친절하고 측은지심으로 잘 해주려고 하는데 보고있으면 답답하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가르쳐야하는지 저도 한계가 온 것 같아요. 앞에서 웃고 집에와서 남편한테 화풀이 하는 것도 한두번이지ㅠㅠ 시누이를 대하는 마음, 현명한 결혼 생활에 대한 조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오늘 회원가입하고 처음 글 적어봤네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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